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지혜를 24절기라는 독특한 시간 개념으로 정립했지요. 24절기는 일 년을 24개의 기후 변화 주기로 나누어 표현한 것으로, 농경 생활을 기반으로 한 우리 선조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단순한 날짜 구분을 넘어 계절의 리듬을 담고 있는 24절기에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깃들어 있습니다.
봄에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순으로 절기가 이어집니다. 입춘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로, 대지가 깨어나 만물이 소생하는 때입니다. 우수에는 비가 와 대지를 적시고, 경칩에 이르러서는 벌레들이 기지개를 켜며 생명력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청명에는 하늘이 맑아져 꽃들이 만개합니다. 마지막으로 곡우에는 곡식들이 움텄다고 전해집니다. 이처럼 봄 절기들은 생명의 소생과 활력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여름에는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순으로 절기가 이어집니다. 입하에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며, 소만이 되면 밭에 모가 잘 자랍니다. 망종에는 잡초를 제거하고 곡식을 가꾸며, 하지가 되면 무더운 여름 한 가운데를 지나게 됩니다. 소서에는 작은 더위가 시작되고, 대서에 이르러 본격적인 폭염이 찾아옵니다. 이렇듯 여름 절기는 농작물 성장과 무더위의 기나긴 여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가을에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순으로 절기가 이어집니다. 입추에는 가을의 시작을, 처서에는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백로에는 닭의 볏을 보고,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다시 같아집니다. 한로에는 첫서리가 내리고, 상강에 이르면 추수를 시작합니다. 가을의 절기들은 수확의 기쁨과 자연의 천지 무궁한 생명력에 감사하는 계절입니다.
겨울에는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 순으로 절기가 이어집니다. 입동에는 겨울이 시작되고 소설에는 눈이 소복히 내립니다. 대설이 되면 강설량이 많아지며, 동지는 하늘의 기운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돌아오는 때입니다. 소한에는 적은 한기가 시작되고, 대한에는 혹한이 지나갑니다. 이처럼 겨울 절기는 자연이 휴식을 취하며 다시 생명을 품게 될 봄을 기다리는 고요한 시간입니다.
이렇듯 24절기는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순리를 24단계로 나누어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절기의 이름과 의미를 통해 그 시기의 기후 변화와 농사철 주기를 이해했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따르며 살아가는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24절기는 여전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한 숨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자연의 순환 리듬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저 지나가는 날짜가 아닌, 계절의 변화를 담은 시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24절기를 통해 자연과 하나 됨을 경험하고,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받을 수 있습니다. 24절기의 매력은 바로 자연의 이치를 존중하고 그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삶의 자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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