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입니다. 24절기를 따라 봄나들이를 떠나보면 자연의 생동감과 활력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입춘(立春)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따스한 햇살과 포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시기,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의 기운이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제주도 서귀포의 오름 트레일을 걸으며 봄바람을 맞는 것도 좋고, 강릉 정동진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우수(雨水)에 이르면 봄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경북 청송의 자작나무 숲길을 걸으며 나뭇가지에 맺힌 빗방울 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제주 돌문화공원에서는 빗물이 고인 돌하르방의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경칩(驚蟄)이 되면 벌레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납니다. 만물이 새 생명을 얻으며 움트기 시작하는 이 시기, 아름다운 계곡 곳곳에서 돌을 때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습니다.
춘분(春分)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입니다. 경기도 포천의 명성산 억새밭에서 봄바람을 만끽해보세요. 부여 궁남지에 앉아 호수가에 뜬 가벼운 안개를 바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청명(淸明)이 되면 꽃들이 활짝 피어납니다. 경북 영주 부석사에서 복사꽃과 함께 화사한 봄날을 만나보세요. 강원도 홍천의 비룡꽃다리에서는 물안개 낀 철쭉 군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곡우(穀雨)에는 밀, 보리 등 곡식들이 움텄다고 합니다. 충남 서산 해미읍성을 찾아 황톳길을 걸으며 나락 바람에 실린 봄내음을 만끽해보세요. 전북 고창의 청보리밭에서는 초록 물결이 출렁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찾아옵니다. 불볕더위가 기다리고 있지만, 24절기를 따라 가며 여행하면 한여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입하(立夏)에는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즈음 시원한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북 영주 돗109계곡에서 노랗게 펼쳐진 유채꽃과 맑은 물소리를 만끽하며 무더위를 잠시 떨쳐내 보세요.
소만(小滿)에는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전남 구례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푸른 물결 넘실대는 논두렁을 봄으로써 농부들의 수고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망종(芒種)에는 벼 종자가 여물어 가는 시기입니다. 이때 전국의 고즈넉한 민속마을을 찾아 옛 정취를 만끽해보세요. 한옥마을의 그늘진 골목을 거닐며 더위를 식힐 수 있습니다.
하지(夏至)가 되면 한여름 불볕더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주도 동백 습지를 찾아가 보세요. 울창한 숲 그늘에 앉아 상쾌한 동백 향기를 맡으며 여름나기를 하면 좋습니다.
소서(小暑)가 지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이때 강원도의 산정호수 또는 박과천을 찾아가세요. 청량감 넘치는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답답한 더위를 식혀줄 것입니다.
대서(大暑) 큰 열기의 계절, 서귀포 올레길을 찾아보세요. 바다 내음 가득한 길을 걸으며 신선대피소에 들러 쉬어가면 한여름을 잘 견딜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꽃과 노랗게 영글어가는 여름 농촌 풍경까지, 24절기를 따라 여행한다면 자연의 소중한 선물들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산과 들, 바다와 강이 보여주는 계절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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